나는 버거킹을 꽤 오래전부터 먹어왔다.

내 나이가 서른이 훌쩍 넘었으니

내가 다섯 살, 여섯 살 때 

80년대 중반쯤 부터 무슨무슨 이유로

미군부대에서 버거킹 먹었다.

키세스, 엠앤엠즈 초컬릿과 코카콜라,

한국에 닥터페퍼와 마운틴듀가 소개되기 전부터

각가지 미국 군것질 거리를 먹으며 자랐다.

그리고 커서는 미국생활을 꽤 오래 했기때문에

미국의 맛(미국의 맛이랄 것이 있나)을 어느 정도 안다.

 

 

자랑하려 이런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미국 먹거리 브랜드의 맛의

변질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이런 이야기를 꺼내며 시작한다.

 

 

먼저 케찹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버거킹의 케찹은 하인즈(Heinz)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케찹브랜드는

하인즈, 헌츠(Hunt's) 등이 있는데,

미국인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는 하인즈이다.

미국 마켓쉐어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버거킹의 하인즈 케찹은 합격점이다.

왜 케찹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꺼냈냐면,

예전에 잘 기억은 안나지만 어느 패스트푸드 점에서

하인즈 케찹을 쓴 적이 있는데,

이게 정말 하인즈 케찹 맞나 할 정도로

묽고 싱겁고, 신맛이 더 강했다. 

한국에서 제조한 것 같았다.

그런데 현재 버거킹에서 

사용하고 있는 하인즈케찹은

그런 케찹흉내 낸 변질된 

하인즈 케찹은 아니다.

 

 

감자튀김도 이날먹은 명동점은 괜찮았다.

다만 미국보다 양이 좀 적을 때가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싱거울 때가 있는데,

그건 개인적 취향일 수 있으니,

소금을 따로 비치해 두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감자튀김에 대한 철학이 없이 

감자튀김을 튀겨내는 지점에서는

튀긴지 시간이 좀 지나서 

뜨끈뜨끈한 감이 없는 

감자튀김을 내 올 때가 있는데,

그런 감자튀김을 받았을 때는 정말 화난다.

감자를 튀길 자격이 없다.

패스트푸드, 아니 미국음식에서

감자튀김은 마치 한식집의 

김치나 동치미와 같은

음식점의 자존심을 

표현할 수 있는 음식 종류이다.

 

 

버거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위 사진은 와퍼이다.

아... 아니 와퍼가 아니다. 저건 와퍼가 아니다.

버거킹에서 얼마나 와퍼가 의미있는 

메뉴인지에 대한 생각 없이 만들어낸 모습이다.

와퍼는 비유하자면, 루이비통의 speedy,

레이벤의 Wayfarer등과 같은 클래식 라인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얼마나 와퍼가

한국와서 초라해 졌는지,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는지,

본 모습을 잃어버렸는지 알 수 있다.

 

 

이건 7,8000원에 육박하는 버거세트의 모습이 아니다.

아니... 돈이 문제가 아니라 와퍼의 자존심은 어디 갔나?

버거킹 와퍼 메뉴 개발자가 보면 뭐라 할까?

내가 버거킹 본사 관계자라면, 용납할 수 없다.

난 버거킹 뿐 아니라, 맥도날드, 웬디즈 등,

미국을 대표하는 버거 브랜드를 좋아한다.

그런 팬의 한 명으로서 이런 와퍼의 모습은 얹짢다.

심지어 이날 와퍼는 따뜻하지 않았다. 차가웠다.

고기는 식어서 퍽퍽했다.

아마도 와퍼4종세트 행사기간이어서

많이 만들어 놓았나보다.

 

 

콜라는 리필이 된다. 이 점은 다행이다.

햄버거를 파는 패스트푸드의 기본 정신은

음료의 리필이다.

 

음료를 먹는 소비자 부터 본인이 

많이 마실것 같으면 라지를 주문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레귤러 사이즈의 콜라를 두세 명이 

나눠마신다고 해서 리필에 제한을 두는 건 

패스트푸드 기본에 어긋난다 생각한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기본, 

또는 정신을 운운하면,

그런게 어디있냐, 

장사는 이익이 남아야 한다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음료리필 제한 안해서 

그 손해로 망할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맥도날드 한국은 리필 안해준다.

정말 나쁘다.ㅎㅎㅎ

 

정통적인 버거킹의 맛을 지키려 노력해 오려는 차원에서

버거킹은 맥도날드처럼 한국 입맛에 맛는 메뉴를

적극 개발해오지도 않았지 않은가?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면 죄송하다)

요즘에야 개발 좀 하지만.

 

우리나라 GDP, 즉 소득수준을 생각할때

비싸게 팔면서 이렇게 햄버거 허술하게 만들어 팔면

아니 값을 떠나서 버거킹의 본연의 맛을 훼손시키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버거킹 팬의 팬심을 이용하는,

이런 와퍼를 만들어 판다면,

버거킹을 사랑하는 팬이라 해도 먹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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