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말 철든놈이라는 특이한 고깃집이 있다기에 문래역으로 찾아갔더니만 황량한 철공소들 사이에 내려진 샷다 위에 이사갔다는 공지 한 장 딱 붙어 있더라. 얼마나 허무하던지. 그 날은 당산역에서 껍떼기와 소금구이를 먹으며 고기 당기는 배를 달랬었다.철든놈이 어디로 갔나 했더니 2호선 을지로3가역에서 영락교회, 백병원 가는 길 한 뒷골목으로 이사 갔다. 이제서야 철든놈을 가보게 됐다. 이런 복잡한 인연이 있는 곳이니 맛 없으면 참 낭패다라고 생각하고 들어가 보았다.
이런 철공소에 정말 있을 법한 기계들이 데코레이션으로 있다. 컨셉 참 잘 잡은 것 같다.
고기를 구워먹는 틀이 나왔다. 이걸 직접 제작했다고 옛날에 들은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세트메뉴도 있었는데 그냥 철든 삼겹살과 철부지 목살 그리고 철새(새우)를 시켰다. 그리고 샐러드도 먹을까 하다가 고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리조또와 파스타, 그리고 비빔밥류도 있었다. 나중에 우리는 부비부비밥을 시켰다. 그러니 바로 숮을 가져다 넣어 주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아직 약간 이른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었다.
고기를 찍어먹는 콩가루와 무우, 그리고 매콤한 소스다.
이렇게 쇠꼬챙이에 고기가 초벌구이가 된 상태로 나온다.
새우도 이렇게 나온다.
버섯도 나온다!
이렇게 넣고 살살 돌려가며 익혀 먹으면 된다. 연기도 안나고 냄새도 배지 않아 좋다.
이렇게 위에 놓고 익혀 먹어도 된다. 익힐때는 아래에서 익히고 위는 그냥 보온의 용도로 쓰는게 좋다.
그리고 추가로 시킨 부비부비밥.
맛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삼겹살은 정말 맛있었다. 아... 뭐랄까... 뭐 너무 흔히들 육즙육즙 해서 나도 육즙이 풍부하다 라는 표현은 쓰기 싫은데, 쓸 수 밖에 없겠다. 육즙이 느껴졌고 고기가 좋았다. 소금을 달래서 소금에 찍어 먹었는데 원래 주는 소스에 먹는 것 보다 더 맛있었다. 목살도 맛있긴 했는데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의외의 복병으로 새우가 정말 맛있었다. 다음번에 와서 새우만 먹고 싶을 정도였다. 한 편 부비부비 밥은 이름 답지 않게 밥알이 약간 날라 다녔다. 밥이 좀 차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사실 좀 별로였다. 그냥 쌀밥에 된장 한 숟갈 하면 딱 좋았을텐데 그게 좀 아쉬웠다.
굽는 아이디어가 참 좋다. 옛날 혼자 살때 토스터기에 삼겹살을 세 줄씩 구워먹던 생각이 났다. 연기도 안나고 마치 베이컨 처럼 바짝 익혀 먹는 맛이 참 좋았었는데. 그 생각이 났다.
음식의 맛, 직원들의 친절, 직원들이 음식의 본연의 맛을 내려고 노력하는 열정, 그리고 식당의 청결함과 분위기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했을 때 별점 5개중 4.7개 주고 싶다. 0.3개는 아마 부비부비 밥과 다른 샐러드의 가격 때문에 좀 빠진 점수가 아닐까 한다. 여튼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고깃집이다 철든놈.
철든놈의 메뉴와 가격을 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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