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지하의 대부분 음식점들이 모두 각각의 특색이 있고 맛도 있는 것 같다. 중복되는 분위기나 종류가 거의 없이 다양하다. 뽕신도 그 중에 하나인데, 중국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는 짬뽕을 가지고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한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굉장히 과감한 시도도 했는데, 중국음식(?)인 짬뽕과 이탈리아 음식인 피자도 팔고, 그리고 크림 파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백뽕'이라는 메뉴를 짬뽕의 한 종류인냥 팔고 있다.

이런 과감한 시도는 때때로 굉장히 유치해 보일 수 있고, 사업으로 풀어내기에는 위험요소가 참 많을 수 있어 신중 또 신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뽕신은 이런 과감한 시도를 아주 '백뽕'의 국물처럼 부드럽게 풀어냈다.

뽕신의 백뽕백뽕

음식 맛을 이야기하자면, 일단 맛있다. 내가 먹어본 메뉴는 백뽕과 데쓰뽕, 그리고... 무슨 피자더라... 여튼 피자 이렇게 세 가지인데, 셋 다 맛있었다. 백봉은 위에서 잠깐 언급한것처럼 크림소스 파스타라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국물을 떠 먹을 수 있는 덜 느끼한 파스타이다. 국물을 떠 먹었을 때 배 안에서 겔포스처럼 식도와 위벽을 감싸며 타고 내려간다. 실제로 내가 백뽕을 먹었을 때가 속이 별로 좋지 않아 매운 음식을 피하기 위해 백뽕을 먹었는데, 부담없이 잘 먹을 수 있었다.

얼마 안있다가 한 번 더 찾아 갔는데, 그 때는 데쓰뽕을 먹었다. 원래 나는 매운 음식을 거부감 없이 잘 먹는 편이다. 과감하게 데쓰뽕을 시켰고, 종업원의 맵다는 말에 별로 귀 기울이지 않았다. 하하하 자존심이 있지. 그리고 맵기 조절을 물어보았을 때는 "맵게 해주세요" 라고 하지는 않았고 "보통으로 해주세요" 라고 했다. 뭐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예전 같지 않아서 괜히 잘 모르는 맵기 정도에 호기 부렸다가는 나만 고생할 게 뻔하기 때문.

뽕신의 데쓰뽕데쓰뽕

데쓰봉 보통맵기는 나같이 매운걸 잘 먹는편인 사람에게는 정말 딱 좋은 맵기다. 어떤 다른 곳은 캡사이신으로 매운맛을 내서 먹고 나면 속이 아리기만하고 입술만 아프고, 나중에는 화학성분 때문에 속쓰리고, 여기는 그런 화학적 매운맛은 크게 못느끼겠다. 뭐 있기야 있을 수 있지만 정도를 잘 조절했던가 아니면 다른 재료에서 나온 육수와 잘 섞였든 결론적으로는 좋은 국물이 나왔다. 데쓰뽕에는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었는데, 국물하고 같이 먹다가 뭔가 진한 양념된 제육볶음을 좋은 육수와 함께 끓였나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맛도 잠깐 느껴졌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코엑스 뽕신이 '모범음식점'이던데, 내가 첫 번째 찾은 날 앞접시, 그러니까 개인용 작은 그릇 세 개 중에 하나에는 고춧가루가, 하나에는 머리카락이 있었다. 아래는 두 그릇을 가져가기 전 한 그릇에 있던 머리카락을 찍어둔 사진이다. 그때가 처음 갔던것이었고 그 경험이 첫 인상을 안 좋게 만들었었는데, 음식 맛으로 결국 회복했다. 바쁜 점심시간이고 하니 이런 실수는 있을 수 있다. 친절하고 맛있고 다 좋았지만 '모범음식점'이니 기대가 더 큰 만큼 이런 사소한 것에 조금 신경을 쓰면 더 좋은 뽕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별 5개중 4.6개 주고 싶다 (안 좋은 첫인상이 없었다면 만점이었을 것을 ;;). 



이건 친구가 먹은 마뽕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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