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라기 보다는 합정역에 내려서
상수동 쪽으로 걸어가는 골목에 보면,
북창동 손만두집 건너편 건물 2층에
"한성문고" 라는 집이 있다.
문고라기에 난 무슨 서점인가 했더니
일본라면 집이었다. 

2004년 극동방송국 옆에 하카타분코 라는
지금도 유명한 일본라면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분코"의 한글은 "문고"라고 한다.
서울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고자 
"한성문고"라고 시작했다는 라면집.

위에 간략히 한 이야기가
메뉴판 앞머리에 적혀있다.
아래 사진에서는 잘 안보인다.

더 넘기니
메뉴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첫 라면이 "서울라면"
가격이 1만원 이다. 헐~

그리고는 한라멘, 1만원.

그리고 인라멘 7천원

그리고 챠슈덮밥.

일본가서 직접 라멘을 먹어본 적은 없으나
미국생활시절 일본인들이 하는 라멘집에서
먹던 기억이 있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일본라멘으로써 인정받는 맛을 내는 집이었는데.
내게 일본 라멘의 맛은 그게 처음이다.
나는 서울사람이니 서울라면을 시키고
헛헛할 것을 대비해 미니챠슈덮밥을 시켰다.

미니챠슈덮밥이 먼저 나왔다.
미국의 일본라면집에서도 
돈부리 같은 것과 라면이 세트메뉴로
파는게 있어 매번 그렇게 먹었었는데.

미니챠슈덮밥을 한 입 먹었다.
음~ 맛있다. 챠슈가 내가 먹던 것보다
더 "흐들흐들" 했다. 부드러웠다.
좀 너무 부드러운 감도 있었다.
근데 그게 더 나은것 같기도 하고.
씹는 감은 좀 덜했지만 맛은 있었다.
소화도 더 잘될테고.

내가 시킨 "서울라면"이 나왔다.
국물이 뽀얀게 고명과 파가 얹혀진 모습.
그리고 청경채가 들어가 있다.
아 그리고 사진엔 안보이지만
야들야들한 챠슈도 있다.
국물 한 숟갈 뜨니, 아~ 진하다. :)
자 이제 면을 먹을 차례.

면은 흔한 라면면발이 아니다.
좀 더 두껍고 폭신폭신하다.
우동면발이랑 살짝 비슷하지만
뭐라 설명해야 할까...
라면면발인데 우동면발 같기도 하고
그런데 우동면발처럼 그렇게
말랑거리지만은 않은... 그런 식감.
결론은 맛있다. 

그리고 동행한 사람이 시킨
"한라멘"이 나왔다.
양파가 국물에 가득하고
고명이 얹혀 있는데,
겉보기엔 떡국에 있는 고기고명같지만
맛은 좀 더 연하고 잘 넘어간다.
떡국 위 고기는 좀 막 씹어야 하잖나~

국물을 떠 먹어보니
서울라면과는 확 다른맛이다.
양파를 불에 볶은 맛이 난다.
양파가 많아서 그런지
국물맛도 약간 달달한 맛이 있다.
면은 서울라면과 비슷하다.
불맛이 매력적이다.
겐로쿠우동 국물에서 나던
그 불맛과 비슷한 맛이 난다.

오래전에 후지TV에서
일본열도 전역을 돌며
라면집을 찾아 다니며 맛을 보는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라면집을 방문하고는
꼭 그릇을 얻곤 했었다.
그게 일종의 미션이었다.
전통있는 라면집마다
그릇도 상당히 신경써 만들어
오래오래 쓰고 하던데
한성문고의 그릇도 멋있다.

일단 맛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의 값을 지불해야 하기에
가격이 좀 비싼편이다. 한 그릇에 만원.
하지만 데이트 하기 좋은 장소인 것 같다.
만나기 시작한지 2-3개월 됐다면 한 번
가보시길. 왜 하필 2, 3개월이냐면...
이유는 없다 ㅎㅎㅎ
별 5개중 4.6개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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